Double smile
벨파스트의 망령들 / 스튜어트 네빌 본문
벨파스트의 망령들 The ghosts of belfast
스튜어트 네빌 Stuart Neville 지음 | 이훈 옮김 | 네버모어
| 2020년 07월 출간 / 영국에서의 원제는 The Twelve
누구나 대가를 치른다! 언젠가는 반드시
『벨파스트의 망령들』은 LA 타임스가 수여하는 미스터리/스릴러 부문 최우수 작품상을 수상했고, 뉴욕 타임스와 LA 타임스가 뽑은 2009년 최고의 범죄소설과 ‘올해의 책‘으로 선정되었다. 또한 배리, 매커비티, 딜리즈 상 최우수 데뷔작품상과 아일랜드 도서 상 올해의 범죄소설 등 여러 상의 최종후보에 올랐다.
■ 줄거리
유령이 없는 곳은 황량하다 / 존 휴이트
IRA(아일랜드공화국군)의 전설적인 행동요원 제리 피건 Gerald Fegan은 '북아일랜드의 해방을 위해서' 12명이나 되는 사람을 죽였다. 3명은 무고한 민간인이었다. 1988년 샨킬정육점 폭파 사건의 희생자들이다. 이로 인해 그는 12년 형을 선고받고, 아일랜드의 정치범을 수용하던 메이즈Maze 교도소에서 복역하게 된다. 그런데 5년이 지났을 무렵, 자신이 죽인 12명의 유령이 그에게 찾아오기 시작한다. 그들은 밤새도록 비명을 지르며 피건이 잠을 이룰 수 없게 만든다.
출소 후에도 마찬가지였다. 그는 유령들을 피하기 위해 술독에 빠져 지낸다. 북아일랜드 독립주의자들에게 존경받는 행동요원의 모습은 사라졌다. 어느 날 바에서 술을 마시고 있었을 때, 30년 지기 친구 마이클 맥케나Michael McKenna가 찾아온다. 그는 피건과 같이 테러 활동에 참여했지만, 이제는 지역의 유력 정치인으로 성장해 있었다. 그런데 그 순간 피건을 따라다니던 12 유령 중 한 소년이 멕케나를 처형하는 몸짓을 반복한다. 피건은 만약 그를 죽이면 자신을 떠나겠냐고 물어본다. 소년 유령이 고개를 끄덕이자, 피건은 맥케나를 한적한 부둣가로 데리고 가서 죽인다. 그 순간 소년 유령은 사라진다.
이로 인해 한 가지를 확실히 알게 됐다. 유령들에게서 해방되기 위해서는 그들이 원하는 사람들을 죽여야 한다는 것을. 이제 남은 유령은 열하나...
■ 등장인물
제리 피건. Gerry Fegan. IRA의 행동요원. 12명 살인. 어려서부터 유령을 보는 사람.
마이클 맥키나. Michael McKenna 피건의 친구. 정치가. 뒤로는 인신성매매와 결부되어 있다.
마리 맥키나/엘렌 Marie McKenna and Ellen 마이클의 조카와 그녀의 딸.
잭 레논 Jack Lennon 마리 맥키나의 전 연인. 엘렌의 아버지로 추정. 2편부터 활약한다고...
폴 맥긴티 Paul McGinty 55세의 핸섬한 정치가. 책략가. 사람들을 움직여서 테러하게 만드는자.
패치 토너 Patsy Toner. 맥긴티의 변호사. 알고보니 이중스파이. 영국군에 정보를 넘기는 자.
데이비드 캠벨 David Campbell 영국군의 잠입요원.
쿨터 신부 Father Coulter
황소 오케인 Bull O’Kane. IRA의 흑막. 잔인한 두목. 혁명을 이용해 돈벌이하는 부패한 자.
■ 읽고나서
1. 추리 소설은 아니었다. 스릴러로 분류. 우연히 도서관에서 찾았는데, 제목과 설정이 맘에 들어 빌려 보았다.
2. 자신을 죽인 사람은 피건인데, 왜 다른 사람을 죽여달라고 하는가? 이야기가 진행되면서 왜 유령들이 특정인물을 가해자로 지목하였는가를 설명해준다.
3. 결국 이것도 북아일랜드를 위한 치유의 이야기다. 책임질 사람은 책임져야한다는 메시지.
4. 소설에서는 자유를 위해 혁명을 일으켰다는 IRA 출신 사람들이 현재 매우 부패한 것으로 나온다. 그들은 과연 순수한 의도로 무력투쟁을 한 것일까? 언제부터 타락하게 된 것일까? 실제로도 그랬을까? 소설에서는 그들이 죽어야만 하는 존재이기 때문에, 타락한 것으로 묘사하는 것이 유리하다.
5. 사건을 비주얼적으로 잘 보여준다. 작가의 문장은 속도감있고 좋았다.
6. 과격한 폭력의 묘사가 많이 나온다. 몸과 살과 피.
7. 여기서 묘사되는 정당. 아마도 신페인당일 것이다. 소설에서는 정치조직이라기 보다는 마피아나 테러리스트 단체같다. 상명하복이 강하고, 배신자에 대한 처벌이 분명하다. 북아일랜드 사람들에 대한 군사적 공격이 몇 십년간 계속되며 그들을 그렇게 만들었겠지만.
8. 읽으면서 북아일랜드의 역사에 관심을 가지게 된다.
9. 캠벨은 안 죽었으면 했다. 어쨌든 그는 일종의 숨겨진 질서를 상징하는 인물이니까. 그래서 그가 피건을 만나는 장면이 아슬아슬했다.
10. 결국은 자비. mercy.
■ 배경이 된 벨파스트 Belfast. 북아일랜드의 수도.
사실 소설에서의 느낌은 이렇게 현대적인 도시가 아니다.
피건이 감옥에 가기 전, 1995년 벨파스트는 매일 전쟁같은 싸움이 벌어지던 충돌의 도시다.
■ 북아일랜드 분쟁 The Troubles, Na Trioblóidí (아일랜드어, 너 트루블로디).
북아일랜드 내 가톨릭-아일랜드 민족주의 진영과 개신교-친영국 연합주의 진영 사이의 분쟁.
1921년 아일랜드는 영국으로부터 독립했지만 북부 얼스터 지역의 상당 부분은 영국 땅으로 남았다. 이곳에는 영국으로 이주한 개신교인들이 다수였고(이 당시 2/3), 그들이 잉글랜드로의 복귀를 거부했기 때문. 북아일랜드 내 가톨릭-아일랜드계열 사람들은 개신교-친영국 계열 사람들에 의해 교육, 주거, 취업, 참정권 등 여러면에서 차별대우를 받았다. 1960년대부터 이에 대한 개선요구가 점점 거세지고 있었다.
- 1972년 <피의 일요일 사건 Bloody Sunday> 영국군이 런던데리 London Derry/Derry에서 시위중이던 민간인에게 발포하여 14명이 죽은 사건. 이후 IRA는 아일랜드 사람들의 지지를 얻게 된다.
- 1981년의 <아일랜드 단식투쟁 Irish hunger strike(영어) / Stailc ocrais(아일랜드어)> 1970년대말 분쟁이 소강상태에 있었으나, 감옥에 수용된 IRA 재소자들이 당시 영국을 이끌던 마가렛 대처 내각에게 자신들을 정치범으로 대우할 것을 요구하면서 벌인 단식투쟁. 고집불통인 대처는 그들 중 12명이 사망할 때까지 응하지 않아 분쟁은 한층 격화되었다.
- 1998년 <벨파스트협정> 결국 이들의 30년에 걸친 분쟁은 아일랜드 자치 정부 수립 등을 골자로 한 협정으로 일단 마무리된다. 하지만 여전히 상호간의 싸움이 완전히 끝난 것은 아니었다.
- 2005년 IRA의 무장해제 선언. 2007년 여름에는 영국군의 90%가 북아일랜드에서 철수한다. 2007년 3월 민주연합당의 이언 페이즐리와 신페인당의 게리 애덤스가 만나 공동정부 구성에 합의하면서 비로소 평화가 자리잡았다.
이 소설의 과거는 1995년. 아직 분쟁이 지속되던 때이다. 이때 피건이 많은 살인을 저지르고 감옥에 간다.
소설의 현재는 이렇게 불안정한 평화가 자리잡고 난 뒤 2년이 흐른 2007년.
■ 12명의 유령들.
소설을 읽으면서 제리 피건이 죽인 사람들이 도대체 어떤 사람들인지 몰랐다. 군인, 민병대, 경찰 이렇게 말했다면 쉽게 이미지를 떠올렸을 텐데 그런 이름을 사용하지 않았다. 얼스터만 자꾸 나와서 뭐가뭐지...
정리해보면 그들은 세 명의 영국군 장교 the three British officers, 2명의 얼스터 방위군(정규군) the two members of the Ulster Defense Regiment, 2명의 얼스터 자유군(민병대) the two Ulster Freedom Fighters, 한 명의 얼스터 보안대(경찰) the Royal Ulster Constabulary officer이다. 여기에 샨킬 정육점 테러에서 죽은 엄마와 아이the woman with her baby, 정육점 주인 the butcher, 밀고자로 의심받았던 소년 the young boy. 도합 12명. 그래서 소설의 원제는 12명. The Twelve
첫 소년은 밀고자로 의심받아 마이클 맥케나에 고문받고, 피건에 의해 죽었다. 그래서 그는 마이클 맥케나를 원했다. 이것으로 소설은 시작된다.
2명의 얼스터 방위군 the two members of the Ulster Defense Regiment은 피건의 친구이자 고문기술자 빈치 카폴라 Vincie Caffola를 원한다. 폭탄테러로 쓰러져있던 그들을 데려와 고문했었다.
3명의 영국군 장교 the three British officers는 황당하게도 쿨터 신부 Father Coulter를 원한다. 그 신부는 어쩌면 제리 피건들의 공격으로부터 영국군들을 구해낼 수 있었다. 그것이 신부가 존재하는 이유다. 하지만 그는 테러단체의 흑막 맥긴티가 무서워서 그들을 내버려두었다. 그리고 신부는 여전히 맥긴티의 정보원역할을 하고 있었다.
1 명의 얼스터 보안대 the Royal Ulster Constabulary officer.(북아일랜드 경찰). 경찰 내부의 정보제공자 브라이언 앤더슨을 원한다. 그의 밀고 때문에 죽었다고 생각한다. 1982년 2월초. 피건의 첫번째 테러였다.
2명의 얼스터 자유군the two Ulster Freedom Fighters은 영국군의 잠입요원 데이비 캠벨 David Campbell을 원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정육점폭발사건에서 죽은 3명의 민간인들은, 그 사건의 배후였던 IRA 지도자 맥긴티 Paul McGinty를 원한다. 소설에서 그는 IRA에서 주도권을 잡기 위해 이 사건을 일으켜 무고한 민간인들이 죽었다.
소설 속의 정육점 폭파사건은 1993년 실제로 벌어졌던 사건을 모델로 하고 있다. 샨킬 폭발 테러 Shankill Road bombing. 더블린 샨킬Shankill 거리에 있는 한 건물이 폭탄테러로 무너졌다. 2층에 있는 친 영국 준군사조직 UDA 멤버들을 목표로 했었지만 그들은 없었다. 결국 무고한 시민들만 죽었다. 1층이 정육점이 아니라 생선가게 였다는 것만 다르다.
북아일랜드의 정치 세력
□ 반 영국파:
아일랜드 공화주의 ( 아일랜드어 : poblachtánachas Éireannach )는 공화국 하에서 아일랜드의 통일과 독립을 위한 정치 운동. 아일랜드 공화당원들은 아일랜드의 어느 지역에서든 영국의 통치가 본질적으로 불법이라고 생각.
□ 친 영국파 :
연합주의자(Unionist) 영국 북아일랜드의 중도우파 친영국 연합주의(Unionist) 정당. 유럽연합의 강력한 통합에 부정적인 연성 유럽회의주의(soft euroscepticism) 성향이다. 흔히 얼스터 통일당으로 번역하지만, 사실 당명의 Unionist는 연합왕국(영국)을 지지한다는 의미.
로열리스트 Loyalist : 얼스터 충성주의(Ulster loyalism)는 북아일랜드의 개신교도 노동계급 사이에 주로 퍼져 있는 이념이다. 얼스터의 개신교도들은 대부분 과거 영국이 아일랜드를 식민화했을 때 이주해온 영국인들의 후손이다. 때로는 충성주의가 연합주의의 부분집합으로 여겨진다. 얼스터 연합주의와 마찬가지로, 영국 군주제를 옹호하고 북아일랜드의 연합왕국 잔류를 지지하며 통일 아일랜드 개념에 반대한다. 민족주의의 일종으로 설명되며, 영국 민족주의의 변종으로 생각된다. 얼스터 충성주의는 준군사주의와도 밀접한 연관이 있다.
얼스터 방위협회(영어: Ulster Defence Association, 약칭:UDA)는 북아일랜드에서 가장 규모가 큰 얼스터 왕당주의 준군사조직이다. 내부에 실제적인 전투를 담당하는 얼스터 자유군Ulster Freedom Fighters을 두었다. IRA와의 항쟁을 내세웠으나 실제로는 가톨릭 민간인들을 주로 공격했다고 한다.
현재 북아일랜드의 정치 지형 / 나무위키
현재 북아일랜드에는 벨파스트 협정에 의해 1999년 부터 자치정부가 세워져있다. 지역의원 90명은 아일랜드 민족주의(N)와 친영국 연합주의(U), 기타(O) 중 하나를 표방하여야 한다. 가장 많은 의석을 가진 진영에서 총리(First Minister)를, 두 번째로 많은 의석을 가진 진영에서 부총리(deputy First Minister)를 지명하고 영국 국왕이 형식적으로 이를 임명한다. 특이한 것은 총리와 부총리가 의전서열만 다를 뿐 법적인 권한은 동등한 공동 정부수반이다. 합의를 통해 정국을 운영해야 하며, 합의가 깨지면 정부 기능이 상실될 수 있다.
재미있는 것은 예전 다수를 차지하던 개신교 세력이 줄고, 소수였던 가톨릭이 늘어서 세력이 역전되었다는 것. 2021년 인구조사에 의하면 가톨릭 42.3%, 아일랜드 장로회 16.6%, 아일랜드 교회(성공회) 11.5%, 아일랜드 감리회 2.4%, 기타 그리스도교 6.9%, 기타 종교 1.3%, 무종교 17.4%이다. 가톨릭 : 개신교 = 42.3 : 37.4이다.
2011년 인구조사에 따르면 본인을 영국인(British)이라 생각하는 사람은 48.4%, 아일랜드인(Irish)이라 생각하는 사람은 28.4%, 북아일랜드인(Northern Irish)이라 생각하는 사람은 29.4%, 잉글랜드인/스코틀랜드인/기타는 5.0%였다.
퀸스 대학교 벨파스트와 얼스터 대학교가 주관하는 연례 여론 조사에 의하면 영국 잔류가 독립 또는 아일랜드와의 합병보다는 높은 지지를 받았다. 푸른 계열은 영국 잔류, 붉은색은 (아일랜드와는 별개의) 북아일랜드 독립, 녹색은 아일랜드와의 통합, 노란색은 기타 의견, 회색은 관심이 없다는 응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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