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ouble smile
환상의 여인 / 코넬 울리치 / 세계 3대 추리소설 본문
환상의 여인 Phantom Lady
코넬 울리치 / 윌리엄 아이리쉬(필명). 1942년작.
엘릭시르 · 이은선 번역 2012년 07월 09일
■ 평가
세계 3대 추리소설로 불리고 있다.
1. 애거서 크리스티의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 (1939년)
2. 엘러리 퀸의 Y의 비극 (1932년)
3. 윌리엄 아이리시의 환상의 여인 (1942년)
그런데 이건 그냥 한국 한정인 것 같다. 2024년 10월 포브스 기사에서 뽑은 top 20 추리소설에는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만 들어가 있다. 1990년 영국 CWA (the Crime Writers' Association)에서 뽑은 100대 추리소설, 1995년 미국 MWA (the Mystery Writers of America)에서 뽑은 100대 추리소설 리스트에도 세 작품이 모두 올라있지 않다. 물론 세 작품 모두 독자들에 큰 호평을 받았다. <환상의 여인>도 출간 즉시 인기를 끌어, 1944년 Universal에서 영화화 되기도 했다.
■ 등장인물
호박 모양 모자를 쓴 여인. phantom lady
스콧 헨더슨 Scott Henderson. 32세. 증권중개업자.
마르셀라 헨더슨 Marcella 29세. 스콧의 부인.
캐럴 리치먼 Carol richman 스콧의 내연녀.
버지스 Inspector Burgess. 담당형사.
존 롬바드 John Lombard. 스콧의 절친.
에스텔라 멘도사 Estela Mendoza. 뉴욕에서 인기 많던 남미계 여가수. Carmen Miranda를 모델로 한 듯.
Carmen Miranda
■ 줄거리
New York, March 1, 1942.
토요일 밤, 뉴욕의 거리를 뚱한 표정으로 혼자서 걷는 남자 스콧 헨더슨. 우연히 들어간 술집 안젤모 Anselmo's Bar에서 오렌지색 호박 모양으로 크고 특이하게 생긴 모자를 쓴 여인과 마주치게 된다. 시계를 보니 6시 10분. 그는 그 여자에게 서로 이름이나 개인적인 신상은 공개하지 말고, 함께 공연만 보자고 제안한다. 여자는 스콧이 어울리지 않는 색깔의 넥타이를 했다며 지적하지만, 이렇게 일탈하는 것이 재미있겠다며 제안을 받아들인다.
그들은 택시를 타고 레스토랑 '메종 블랑쉬'로 가서 저녁을 먹고, 라틴 음악으로 뉴욕을 사로잡은 에스텔라 멘도사의 공연을 함께 본다. 흥미로운 것은 가수 멘도사가 '그 여자'가 쓰고 있는 모자와 완전히 똑같은 모자를 쓰고 무대에 나타났다는 것. 더구나 '그 여자'는 공연 중 갑자기 자리에서 일어나, 무대 위 가수가 자신과 똑같은 모자를 썼다는 것을 관객에게 보여준다. 멘도사는 매우 불쾌해했고, 공연이 끝났는데도 화를 풀지 못한다. 그들은 극장을 나와 거지에게 2달러 (당시 1달러=약 3만원)나 적선을 한다. 그 여자가 우연히 거지의 통에 담배 불똥을 떨어뜨려 작은 화상을 입혔기 때문. 그런 후 각자 택시를 타고 헤어진다.
이름도 모르는 여자에게 공연을 보러가자고 하는 스콧 헨더슨
스콧은 집에 돌아와서 낯선 남자들이 들어와있는 것을 보고 놀란다. 더 놀라운 것은 부인 마르셀라가 죽었다는 것. 낯선 남자들은 형사들이었고, 마르셀라와 스콧에 대해 이것저것을 묻는다. 그리고 스콧에게 왜 어울리지 않는 색깔의 넥타이를 하고 있냐고 묻는다. 스콧은 화를 낸다. 넥타이가 중요하냐고. 형사들은 당신의 옷에 어울리는 파란 색깔의 넥타이로 부인이 교살당했다고 말한다. 형사들은 피해자의 손목에 채워져있떤 깨진 시계로 사망시간을 추정하며 6시 8분 15초에 어디에 있었느냐고 묻는다. 스콧은 6시 10분에 바에서 우연히 만난 여자와 공연을 보러갔다고 말하지만, 그 여자에 대해 제대로 기억하는 것이 하나도 없다는 것을 알게된다. 충격을 받아서일까? 얼굴도, 옷도, 목소리까지 정확하게 생각나는 게 없다.
스콧과 형사 버지스는 안셀모 바, 택시, 공연장을 함께 가면서 '그 여자'를 본 사람을 찾는다. 그런데 놀랍게도 눈에 띄는 모자를 썼던 '그 여자'를 기억하는 사람은 하나도 없었다. 바텐데, 택시기사, 극장 안내원 모두 스콧이 혼자 왔었다고만 말한다. 시간도 정확하게 기억하지 못한다. 알고보니 스콧은 부인 마르셀라와 이혼하려고 다투는 중이었다. 형사 버지스는 스콧을 유력한 용의자로 체포하고, 결국 재판에서 사형선고가 내려진다.
절망에 빠진 스콧에게 형사 버지스가 면회온다. 그런데 이 만남에서 버지스는 스콧이 범인이 아닌 것 같다는 말을 한다. 이미 사형선고까지 받은 그는 어이없는 허탈함을 느낀다. 버지스는 재판이 진행되면서 '환상의 여인'에 집착하는 스콧을 보면서 뭔가 다른 게 있다는 생각을 가졌다고 한다. 그리고 자신은 더이상 수사를 진행하기 어려우니, 스콧을 위해 조사를 진행할 사람을 부르라고 한다. 스콧은 남미로 간 절친 존 롬바드에게 전보를 보낸다. 놀랍게도 그는 바로 돌아와 사건에 대한 조사를 시작한다. 스콧의 내연녀였던 캐롤도 형사 버지스의 도움을 받으며 따로 행동에 나선다.
버지스 형사, 캐롤 리치맨, 존 롬바드(영화에서 잭 말로우). 소설에서는 세명이 결말에서만 만난다.
캐롤은 안셀모의 바텐더를 찾아간다. 바에서 하루종일 그 바텐더만 쳐다본다. 그리고 퇴근 후 집으로 가는 길에서도 아무말 없이 따라간다. 당황한 바텐더가 그녀를 공격하려해 위험한 순간도 있었지만 잘 버텨낸다. 그리고 그 다음날 아침도 바텐더를 쫓는다. 신경이 극도로 예민해진 바텐더는 차도를 횡단하다 사고로 죽는다.
존 롬바드는 극장 앞에 있던 맹인 거지를 찾아낸다. 그리고 그의 집에까지 따라가, 그가 스콧과 그 여인을 목격했다는 것을 알아낸다. 그는 바로 형사 버지스에게 전화를 한다. 그런데 형사들이 거지의 집에 도착해보니, 그는 이미 죽어있었다. 증인을 죽이기까지 하다니, 뭔가 큰 배후세력이 스콧을 모함하려 하는 것 같다.
클리프를 유혹하는 캐롤
캐롤은 스콧과 '그 여자'가 갔던 공연에서 드럼을 쳤던 클리프 밀번을 유혹한다. 클리프는 캐롤과 술을 마신 후 동료들과 마리화나까지 피운다. 캐롤의 유도심문에 그는 자신이 500달러를 받는 조건으로 '그 여자'를 못봤다는 증언을 했다고 한다. 방에서 나가려던 캐롤은 지갑 속에 클리프에 관해 적은 메모를 들키게 된다. 클리프는 그녀를 공격하고, 캐롤은 간신히 도망쳐나와 형사 버지스를 부른다. 즉시 현장으로 출동하지만, 그 사이 클리프도 살해된다.
존 롬바드는 접근이 어려운 스타 가수 에스텔라 멘도사에 꽃을 보내 만날 기회를 만든다. 그녀는 자신과 같은 모자를 쓰고 공연에 나타난 '그 여자'를 기억하고 있었다. 존은 그 모자를 만든 디자이너를 찾아가서, 모자의 모조품을 만들었던 사람이 있었다는 말을 듣는다. 매지 페이튼. 롬바드는 그 이름을 가진 모자가게들을 모두 뒤져 도시 변두리에 살고있는 그녀를 찾아낸다. 그리고 모자를 누구에게 팔았는 지도 듣는다. 리버사이드 드라이브 6번지에 살고있는 피에레트 더글라스였다. 드디어 그녀를 찾았다. 하지만 결국 그녀도 추락해 죽은 채 발견된다.
과연 누가 증인들을 계속 죽이고 있을까? 스콧은 자신의 누명을 밝힐 수 있을까? 어떤 방법으로? 매우 치밀하고, 정확하게 구성된 사건과 논리적 추적의 과정을 통해 진실은 드러난다. 코넬 울리치의 구성과 문체가 돋보이는 뛰어난 작품.
■ 느낌과 구조 분석
1. 첫장의 제목은 <사행집행 150일 전>. 모든 장의 제목이 <사행집행 00일 전>이다. 이렇게 긴장감을 고조시켜 나간다.
2. 복선 - 반전이 교과서적으로 연결되어 있다.
예) '환상의 여인'이 스콧의 넥타이 지적 → 형사들의 넥타이 지적 → 넥타이가 살인도구
3. 1장은 그 자체가 독립적인 단편소설이 될 만한 내용. 여기에 나중에 풀어나갈 힌트들이 모두 숨겨져 있다.
4. 사건의 인과관계가 하나씩 공개되면서 전체를 보여주게 하는 귀납식 구성. 처음 보여지는 사건부터 흥미로운 요소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 이 소설은 그렇다. 다음 상황이 궁금한 일들이 연쇄적으로 연결된다. 구성이 좋다.
: 우연히 흥미로운 여인을 바에서 만난 스콧 → 하루 저녁의 즉흥 데이트 제안 → 그녀와 밥먹다 보니 그녀는 유부녀 → 공연보고 나오면서 스콧도 유부남임을 밝힘 → 돌아오니 부인 사망 → 부인과 이혼갈등 중 → 내연녀까지 등장.
5. 4장(p77~)에서는 1장에서의 경험이 모두 부정됨. 나도 '환상의 여인'에 대한 경험이 혹시 스콧의 머리에서 만들어낸 '환상'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음. 아님 누구의 조작? 무엇 때문에? 흥미를 크게하는 구성.
6. 5장(p105~) 검사는 스콧의 알리바이를 증명해줄 여자는 없었다고 강조. 그래서 독자들은 그가 사형선고를 받을 수밖에 없다는 것에 동의. 하지만 현실에서 스콧은 바, 택시, 공연장 모두 간 것으로 나옴. 이것은 알리바이가 될 수 없나? '환상의 여인'의 등장이 오히려 촛점을 흩어놔서, 그 여인의 부재가 알리바이의 부재라는 착각을 줌.
7. 5장의 검사 기소에서 넥타이가 살인도구였다면, 왜 스콧이 그것을 그냥 집에 놓고 나간단 말인가? 들고나가서 어디에 버리기라도 했겠지...
8. 생각해보니, 형사들은 스콧의 부인 마르셀라가 죽은 것을 어떻게 알았단 말인가? 어떻게 스콧보다 먼저 집에 들어가 있을 수 있었나? 현실에서는 일어나기 힘든 일.
9. 마르셀라의 깨진 손목시계로 사망시간을 확정? 어이없음. 시계야 얼마든지 돌려놓을 수 있는 거 아님?
10. 스콧에게 7장 마지막에서 사형판결. 8장에서 형사 버지스가 면회오며 바로 무죄라고 생각한다고... 바로바로 연결.
11. 표현이 상당히 영상적이다. 눈으로 보는 것처럼 상황을 구성하고 묘사.
12. 그래도 역시 1940년대식 표현이 많다. 예)우정에는 유통 기한이 없는 법이지 : 사실 이것이 복선이었다!!!
13. 스콧을 돕는 친구 존 롬바드는 원래 스콧과 사건날 만나기도 되어있던 친구. 1장에서 언급한 것이 큰 복선이 되어 나중에 터짐. 체홉의 총.
14. p134에서 존 롬바드에게 전보. p135 바로 첫문장에서 존 롬바드 도착. 불필요한 고민 이런 것 전혀 없음. 바로 연결.
15. 경찰은 수사 중 왜 극장의 라틴여자가수는 심문하지 않았는가? 그 가수는 존 롬바드가 찾아갈 때 정확하게 오렌지색 모자를 쓴 여자를 기억하고 있었다. 경찰도 수사했다면 바로 발견했을 것이다. 소설의 큰 헛점.
16. 당시는 여자들이 당당하게 담배피웠다. 소설에서는 식후 커피 마시듯 남녀가 담배를 피워댄다.
17. 당시는 뉴욕에서 여자들이 새벽까지 혼자 다녀도 별로 위험하지 않았나보다.
18. 소설에서는 캐롤 리치맨이 사건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처음에는 이름이 나오지 않는다. 그래서 상황으로는 추정이 가능하지만, 그 조사를 행하는 여자the girl가 누구인지 정확하게 알 수 없다. 하지만 이런 트릭을 영화로는 구현할 수 없다. 얼굴이 나오니까. 영화에서는 다른 설정을 했는데 (캐롤이 스콧을 짝사랑하는 비서인 것으로), 어쨌든 영화화 한다면 내연녀로 처음 나올 때도 얼굴은 공개하지 않을 것이다.
19. 롬바드가 멘도사를 만나는 장면의 리얼리티 살리기. 호화로운 호텔에 머무는 멘도사의 일상이라면 고급스러울 것이라는 게 자연스런 생각. 그런데 시끄럽고 정신없으면서 일하는 사람들은 씩씩대는 분위기라는 게 오히려 리얼리티를 살린다. 가수가 남미 출신의 불같은 성격의 여자이고, 그 스탭들도 그렇다고 하면 되니까. 상상하지 못했던 상황이 제시되면서 오히려 리얼리티를 살린다.
20. 소설에 대한 좋은 리뷰 https://ryanharveyauthor.com/2020/08/17/phantom-lady-the-novel/
21. 소설도 성공했고, 영화도 성공했다고 한다. 1944년은 필름 누와르 영화들이 쏟아져 나온 해. 그 해 첫 성공작이 '환상의 여인 phantom lady'
22. 필름 느와르라는 말은 그때 사용되지 않았다. 그런데 정말 어둡다.
■ 저자 : 코넬 울리치 Cornell Woolrich (1903~1968)
다작하는 작가로 윌리엄 아이리시 (William Irish), 조지 호플리 (George Hopley) 같은 필명을 가지고 있었다. 콜롬비아대학교 재학 중 출간한 소설이 성공하자, 학업을 중단하고 헐리우드로 향한다. 극작가로는 성공하지 못했다. 영화사 대표의 딸과 결혼하기도 했지만, 게이라는 성정체성이 드러나며 이혼한다. <위대한 개츠비>가 대박 터졌던 시대라, 처음에는 도시풍의 세련된 연애소설 Jazz Age novels을 썼다. 하지만 실패가 계속되며 펄프 작가가 되기로 결심하고 전환했다. 이때 쓴 소설들로 큰 성공을 이룬다.
그의 작품은 이전까지의 범인 찾기 수수께기 풀이에만 전념하는 펄프 소설과는 달리 문학성이 높다고 평가받는다. 서스펜스 요소를 집어넣은 서정적이고 수려한 문체를 사용했다. 그의 전기 작가인 프란시스 네빈스 주니어는 울리치를 대쉴 해멧, 얼 스탠리 가드너, 레이몬드 챈들러에 이어 당대 최고의 범죄 작가 4위로 평가했다. 그를 따르는 범죄소설가들도 그가 해낸 만큼의 작품을 만들어내지 못했다고 한다.
큰 돈을 번 뒤에도 뉴욕의 저렴한 아파트형 호텔에서 어머니와 같이 살았다. 호텔 마르세유 Hotel Marseille. 당시에는 많은 사람들이 이런식의 호텔에서 살았다. 심지어 이 작품 <환상의 여인>은 Hotel Marseille에서 자신이 살던 방에 헌정되었다. 거기를 떠날 수 있어 좋다는 말을 하면서...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큰 충격을 받아, 생활이 어지러워지며 건강이 나빠졌다. 이후 좀 더 좋은 호텔로 옮겼지만, 제대로 된 작품은 발표하지 못하고 문학계 사람들과만 교류하다가 죽었다. 사후 자신의 재산을 모교인 콜럼비아대학교에 기증했다.
그의 소설이 다른 추리소설과 가장 차별화되는 점은 명탐정이 등장하지 않으며, 당시의 유행처럼 대저택이나 그 밖에 복잡한 인간관계를 지닌 부호의 대가족도 나오지 않는다는 것이다. 값싼 호텔이나 싸구려 술집, 순회공연장과 같은 무대에서 사건이 일어난다. 불가능한 범죄나 엄청난 트릭 대신 밤거리의 남녀가 있다. 댄서, 바텐더, 백화점 점원, 호위꾼, 재즈맨, 형사, 그리고 밤마다 만나는 가슴 설레는 젊은이들... 이런 등장인물들이 밤의 대도시 불빛과 그림자 속에서 실루엣처럼 배치되어 불행한 운명에 직면하고, 그것을 풀어가는 것이다.
또 하나 특이한 점은 남성작가임에도 여성의 심리묘사에 뛰어나, 여러 작품에서 여자 주인공의 시각으로 사건을 그려나갔다는 것. 문체도 아름다워 그의 서술을 읽고 있으면 자동으로 영상을 떠올리게 된다. 결과적으로 독자를 조마조마하게 하면서도 감성을 자극하는 세련된 도시 소설 미스터리를 썼는데, 그래서 영상화된 작품이 많다고 한다.
그의 단편 중 '아마도 살인이 일어났다(It Had to Be Murder, 1942)'는 히치콕 감독이 이창(rear window)으로 영화화했고 《어둠 속의 왈츠(Waltz into Darkness, 1947)》는 2001년작 오리지날 씬(Original Sin, 안젤리나 졸리와 안토니오 반데라스 출연)으로 영화화되기도 했다. 이 밖에도 약 13편이 영화화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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