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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피니트 게임 / 사이먼 시넥

Double smile 2024. 11. 11. 21:32

인피니트 게임 : 세상에 없던 판도를 만든 사람들의   5가지 무한 원칙 

사이먼 시넥 (지은이),윤혜리 (옮긴이) 세계사2022-07-27  원제 : The Infinite Game
 
들어가며: 현실을 바꾸는 힘 승리
1장 유한게임과 무한게임, 지금 어떤 게임을 하고 있는가
2장 모든 플레이의 시작점
3장 진짜이유 vs. 가짜이유
4장 새로운 직함의 등장
5장 자본주의 리부트
6장 숫자를 이기는 법
7장 동료들에게 민낯을 드러낼 때
8장 은밀하게 조직을 망치는 생각들
9장 그들은 해군이고 우리는 해적이다
10장 회사를 폭파하라
11장 생각을 밀고 나가는 용기
 
 

 
"리더가 성과보다 신뢰도를 우선시하면 대부분의 경우 좋은 성과가 따른다. 하지만 리더가 다른 무엇보다도 성과를 중요하게 생각하면 조직 문화는 반드시 망가진다.
 
리더는 결과에 책임을 지는 사람이 아니다. 결과에 책임이 있는 직원들을 책임지는 사람이다. 조직의 성과를 극대화하려면 정보를 원활히 공유할 수 있고, 실수를 공개할 수 있으며, 서로 돕는 문화를 만드는 방법이 가장 효과적이다. 즉 사람들이 안전함과 소속감을 느낄 만한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이것이 바로 리더의 책임이다."

 


 
회사에서 조직개편이 있었다. 정말 방향과 목적을 알 수 없는 개편이었다. 왜 그렇게 했을까? 지금 임원들은 자기가 있는 동안의 실적만을 생각하는 것 같다. 그런데 이런 개편으로는 임기안에 실적을 낼 수도 없다. 그럼 왜? 리더들의 비전이 잘못되었거나 충분히 설득력있지 않으면, 조직은 방향과 의욕을 잃어버린다. 과연 조직이 생존하고 유지되려면 어떻게 해야하는가? 이런 생각이 들 즈음 이 책을 추천받았다. 
 
<인피니티 게임>은 제임스 카스의 <유한게임과 무한게임>을 비즈니스의 세계로 옮겨와서 적용해본 책이다. 저자 사이먼 시넥은 컨설턴트로 소개되었지만, 영어 위키에서는 작가면서 동기부여 강사(inspirational speaker 또는 Motivational speaker)로 정의되고 있다. 과연 컨설턴트라고 불릴 수 있을까 싶다. 경영학을 배운 적이 없다. 브랜다이스대에서 문화인류학을 전공한 후 City, University of London 에서 법학을 배우다 중퇴하고 광고대행사에서 일했다.  
 
TED에서 꽤 인기있는 강의를 했으며, <Start With Why>를 비롯해서 이 책 <the infinite game>까지 5권의 책을 썼다. 하지만 TED 강의를 들으면서 그렇게 신뢰감이 들지는 않았다. 누구나 알 수 있는 개념을 그럴듯하게 포장해서 책으로 내는 직업강사가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었다. 
 
훌륭한 컨설턴트로 인정할 수 없는 이유는 본인이 성공적인 사업을 일군 경험이 없기 때문이다. 다른 성공 사례들을 기사나 책으로 읽고 자기 이야기로 정리해서 책을 냈을 뿐이다. 그래서 책을 읽다보면 처음에는 혹하다가 곧바로 그 주장의 신뢰성와 현실성에 의문을 가지게 된다. 몇가지 공감되는 내용은 있지만, '대의명분 Just Cause을 따라서 진심으로 노력하면 성공한다'는 내용을 반복할 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자신의 핵심논리가 현실에서 어떻게 실현되고, 개념들끼리는 연결되는지 제대로된 모형과 증거를 제시하지 못한 것 같은 느낌이다. 
 

 
그가 영향을 받은 것은 뉴욕대의 종교사 및 종교문학 교수였던 제임스 P. 카스(James P. Carse)가 1986년에 쓴 책 ⟪유한게임과 무한게임: 인생은 하나의 게임이자 가능성이다⟫(Finite and Infinite Games: A Vision of Life as Play and Possibility)이다. 제임스 카스는 자신의 책 에서 유한게임과 무한게임의 개념을 만들고 그 차이를 설명했다.
 
<인피니트 게임>에서는 이 개념들을 책 처음 몇 페이지에서 정리한다. 유한게임은 참여자가 전부 공개되고, 규칙도 정해져 있으면 어느 한 쪽이 목적을 달성하면 게임이 종료된다. 무한게임에서는 시간이 무한대로 주어지고, 참여자가 공개되지 않으며 상호합의된 규칙도 없다. 게임에는 명확한 종료 지점이 없어서 사실상 이긴다라는 개념도 없다. 무한게임의 주목적은 게임을 계속해나가며 그 게임을 오랫동안 유지시키는 것이다. 
 
저자에 의하면 비즈니스는 무한게임이다. 게임에 참여하면서도 참여자 전원을 알기 어렵고 언제든 새로운 참가자가 등장할 수 있다. 각 참여자들은 어떤 전략과 전술을 쓸지 스스로 결정한다. 함께 의논해서 정한 규칙도 없다. 비즈니스라는 게임에서 결승선은 없다. 
 
그러나 저자는 오늘날의 기업이 무한게임이어야할 비즈니스를 단기간의 성과를 추구하는 유한게임으로 운영해서, 여러가지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고 본다. 그렇게 만든 원흉으로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밀턴 프리드만 Milton Friedman을 지목했다. 프리드만은 1970년 <기업의 목적은 무엇인가?>라는 기고문에서 기업에게는 주주가 최우선이라는 주장을 펼쳤다.
 
"사유재산 제도 안에서 자유 기업의 경영자는 기업 소유주의 피고용인이다. 그러므로 경영자는 기업 소유주에게 책임을 다해야 한다. 그 책임이란 법이나 윤리적 관습과 같은 사회의 기본 규칙을 지키면서 가능한 한 많은 돈을 벌고자 하는 그들의 욕망에 따라 비즈니스를 하는 것이다. 그에게 기업의 사회적 책임은 단 하나다. 바로 기업이 가진 자원을 활용해 사회적 규칙을 지키는 선에서 수익을 극대화하는 것이다."
 
바로 이런 사고방식하에서 기업은 높은 성과를 낼 수 있는 '전문' 경영인에 천문학적 보상을 해주면서 단기간에 최대한의 높은 수익을 뽑아내는 이윤기계로 전락한다. 전문 경영인은 자신이 최대한의 보상을 받기위해 고용인을 해고하여 비용을 줄이고 - '구조조정'이라는 개념으로 미화하여 - 실적을 단기간에 최대한 끌어올릴 수 있는 방법을 모두 사용한다. 그래서 기업의 성장 잠재력을 모두 소진시켜 버린다. 이런 분위기속에서 기업의 구성원들은 해고되지 않기위해 '규정'에 맞춘 소극적인 대응을 하고, 다른 부문과의 협력을 거부한다. 결국 경영인이 자신의 보상을 받고 물러나면 기업은 무너진다. 
 
그런 예로 GE와 잭 웰치를 들었다. 1981년부터 2001년까지 20년간 GE에서 회장과 CEO를 역임했던 잭 웰치는 2,000여 건에 달하는 인수합병을 하면서 내부 인원을 전부 물갈이하거나, 자산을 잘개 쪼개서 대폭 매각한 뒤 재무제표를 개선시키는 방식으로 일했다. 매년 직원의 10%를 정리해고 했다는 말이 나왔다. 이런 식의 무자비한 이익중심 경영으로 성과를 냈지만, 그가 떠난 후 이런 방식은 더 이상 통하지 않게 되었다. 더 이상 인수합병해서 이익을 짜낼 기업들이 없어졌으며, 결정적으로 그가 키운 캐피탈 부문이 2008년 금융위기 시기에 거대한 부실덩어리가 되어 회사를 위기로 몰아넣게 되었다. 결국 GE는 2018년 다우존스 지수에서 퇴출되었다. 
 
위의 논리와 사례들은 미국의 상황에서 나온 것들이다. 구조조정이 어려운 한국과는 다르다. 하지만 단기적 성과를 추구하는 리더는 결국 조직을 망치게 된다는 것에는 동의한다.  
 
 
저자는 반대로 대의명분을 따라 성공한 사례들로 애플, 포드, 파타고니아, 사우스웨스트 항공, CVS 등을 든다. 이들은 기업의 이윤추구만이 아니라 사회적 공헌을 중시했다고 한다. 그리고 내부 인원들이 안정감과 소속감을 가지고 일할 수 있는 기반과 분위기를 조성했다. 
 
저자의 분석에 의하면 애플은 개인이 창의성을 발휘할 수 있도록 매킨토시를 발전시켰다. 파타고니아는 환경을 우선하는 경영을 한다. 앨런 멀러리는 무너져가는 포드에 와서, 서로 자신의 약점을 공개하며 협력할 수 있는 문화를 만들어 회사를 부활시켰다. CVS는 사회의 건강에 기여한다는 모토를 위해 과감히 담배 판매를 중지했다. 사우스웨스트 항공도 직원들의 임금과 복지가 최상의 것이 될 수 있도록 노력했다. 
 
하지만 성공사례들은 결과적인 성공사례들이다. 비슷한 방법으로 경영하다 실패해 사라진 기업들도 많다. 더구나 애플이 내부적 의사소통이 원활한 회사라 할 수 없다. 스티브 잡스라는 리더 한 사람에 모든 결정권이 집중되었고, 부문간 의사소통은 제한되었으며, 직원들은 엄청난 업무량을 감당해야 했다. 더구나 자신의 생태계에 다른 스타트업들을 가두고 거기서 이익을 뽑아내는 매우 폐쇄적인 지배자이기도 했다.성공해서 칭송받는 것이지 사내문화가 정말 바람직했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참고할 사항도 많다. 특히 리더의 역할에 대해서 그렇다. 내부문화를 중시하고, 다같이 힘을 합쳐 위기를 타개해 나가는 조직을 만드는 것은 기업과 조직이 발전하며 오랜기간 유지되기 위해 필수적인 것이다. 결코 쉽지 않은 일이기도 하다. 아무리 좋은 조직이라도 소시오패스가 들어와서 독점하려고 하면 한순간에 무너지기도 한다. 이상적 조직을 만들고 유지하고, 발전시키는 것에는 수 많은 변수가 존재한다.  
 
한번쯤 읽어볼 만한 책. 하지만 100% 신뢰하기는 어려운 책이다. 대신 이 책에 원형적 아이디어를 제공한 제임스 카스의 <유한게임과 무한게임>을 읽어보고 싶은 생각은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