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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발한 발상, 하늘을 움직이다. 奇想、天を動かす / 시마다 소지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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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발한 발상, 하늘을 움직이다. 奇想、天を動かす / 시마다 소지

Double smile 2024. 11. 7. 22:20

 

시마다 소지 島田荘司 작· 한희선 번역
시공사 · 2011년 02월 23일

 

기발한 발상, 하늘을 움직이다.

奇想、天を動かす

 

1989년 ‘이 미스터리가 대단하다’ 3위
주간 문예춘추 선정 ‘20세기 미스터리 30’

<네이버 카페 일본 미스테리 문학 즐기기>의 회원 선정,  '그해 최고의 미스테리 소설' 1위.(2011년)

 

 '신본격'과 '사회파' 미스터리의 결합. 

 

"작가가 한결같이 주장해왔던 것처럼 작품 초반에는 ‘환상미와 강렬한 매력을 지닌 수수께끼’와 ‘흡인력이 있는 아름다운 수수께끼’를 선보이고, 각 사건을 치밀하게 해결해 간다."

 

 

 

■ 감상

1. 문장이 치밀하고,표현이 풍부하다. 

2. 문학적이다. 

3. 상황에 대한 묘사가 세밀하다.

4. 상상에 대한 묘사에도 많은 문장을 쓴다. 

5. 묘사에 많은 문장을 사용하기 때문에 사건의 진행이 조금 느리게 느껴진다. 

 

6. 수사의 진행 상황을 정리하면, 형사 요시키가 추론할 결론을 미리 쉽게 알 수 있다. 

7. 이미 연결점이 모두 공개되었는데도, 형사는 눈치를 못챈다. 이게 긴장감을 조금 떨어뜨렸다. 

예) 피해자 사쿠라이 요시코의 고향이 시즈오카市, 가해자 나메카와 이쿠오行川郁夫의 고향이 바로 밑의 후지에다市. 그렇다면 우발적 사건이 아니라 과거의 악연이 이유가 되었을 것으로 짐작하게 된다. 그리고 형사 요시키도 같은 결론을 조금 늦게 내린다. 물론 독자가 쉽게 파악한 대로 시즈오카에서 둘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은 아니라는 것이 밝혀진다. 

 

8. 우리에게 보여진 것보다 복잡한 진실이 있었다.  

9. 하지만 그렇게 밝혀진 사실로 놀라움을 주려하지 않는다. 반전의 충격을 노리지 않는다. 아님 느껴지지 않았다. 

10. '본격'이라면 수수께끼를 추리하면서 반전에 반전이 거듭되고, 트릭에 대한 논리적 해체의 과정이 박진감 넘치게 진행되는 게 특징이 아닌가? 사건과 추리에는 그런 요소를 많이 가지고 있음에도 오히려 차분히 사실이 드러난다.  

11. 독자를 몰고갔다가 반대로 돌아나오게 하는 과정에서 극적 요소가 별로 없다. 조금 멀게 느껴졌다. 

12. 형사의 수사라기 보다는, 르포작가의 취재같은 느낌이었다. 

13. 이 소설의 '사회파'적 성격 때문인가? 

 

14. 각 장마다 제목이 붙어있어서, 처음에는 단편집인가 했다. 

15. 알고보니 짧은 문학적 단편과 사건 수사가 교차하는 구성이었다. 단편은 가해자 나메카와가 지은 것이었다. 좋은 구성. 

16. 네 개의 단편 중 세 개는 사실을 그대로 보여주는 내용. 하얀 거인이 등장하여 나메카와를 하늘로 들어 이동시킨다는 이야기는 환상적인 내용. 이 부분이 소설 전체에 신비감을 불어 넣어준다. 가장 중요한 트릭. 

17. 근데 그게... 얼탱이 없었다. 나같으면 당연히 맨 먼저 지도를 봤을텐데.

18. 하늘을 날아 먼 거리의 두 기차를 횡단한다는 환상적 내용은 독자를 속이기 위한 장치였을 뿐. 밝혀지면 허무. 중요 트릭이 이렇게 허무하게 밝혀져도 되는가?

19. 중간에 다섯 개의 퍼즐을 잘 정리해 준 것이 좋았다.

20. 생각해보니 수사의 과정이 매우 논리적으로 정연하게 구성되어 있었다. 

 

※ 자세하게 설명하지 않고, 상황만 툭 던져 놓으면 독자들이 알아서 추론해 메꿔놓는다. 나중에 밝혀진 사실은 독자의 추론을 뒤집는다. 그것이 반전의 효과를 키운다. 독자들이 참여했기에. 자기 생각에 속았기에. 

예) 벚나무 아래에 묻힌 유골이 흩어져있다. → (독자) 사건이 오래되서 저절로 흩어졌나 보다. →  사실은 잘려진 채로 들어가 있었다. → 오옷!

 

  때로는 이런 사고의 함정을 파놓고, 자신이 빠지는 경우가 있다. 잊어버려서. 열심히 기억해 보니 내가 만든 함정. 

 

21. 작가의 사회 의식, 역사 인식에 감동했다. 

22. 일본에도 이런 사람이 있다니... 한국인들에게 끝없이 사과해야 한다고 말하는 일본인. 

23. 작가가 왜 일본을 떠나서  LA에 살고 있는지 알 것도 같다.

24. 나메카와를 고문해 범죄자로 만든 벤야마 형사의 말년을 매우 초라하게 묘사했다. 벌을 준 것.  벤야마便山라는 이름 자체가 악질 왜곡 경찰. 

 

23. 미술대학 상업디자인과를 졸업하고, 음반까지 발표한 작가의 감성이 문장에 드러난다. 

24. 사건의 배경은 1989년. 왜 이렇게 당시대에 대한 묘사가 정확하고 풍부한가 했더니, 1989년에 쓰여진 소설이었다. 

25. 서기 년도를 말하지 않고, 쇼와00년 이라는 방식으로 말한다. 쇼와시대에 대한 비판. 

25. 일본 유곽에 대한 내용은 적었지만, 흥미로웠다. 

26. <점성술 살인사건>도 꼭 봐야겠음. 영국 가디언지 선정 세계 최고의 밀실 미스테리 탑10(The top 10 locked-room mysteries) 중 2위작이라고.

27. 등장인물 이름이 나올 때마다 한자로 보여줬다. 다른 모든 일본 추리 소설들도 이렇게 해줬으면. 

 

 

■ 작가 

 

시마다 쇼지島田荘司. 1948년 히로시마 출생, 현재 LA에 거주 중.

 

무사시노 미술대학 상업미술디자인과를 졸업하고 덤프트럭 운전기사로 일하며 일러스트 작업과 잡문 집필을 하였다. 1976년에는 작사, 작곡, 노래에 재킷 디자인까지 직접 맡은 음반을 발표하기도 하였는데, 이러한 다채로운 경험이 점성술사 탐정 미타라이 기요시를 탄생시켰다.

 

1980년 《점성술의 매직》을 제26회 에도가와 란포 상에 응모해 최종심까지 올랐으나 낙선, 이듬해 《점성술 살인사건》으로 제목을 바꾼 후 출간해 본격 미스터리 팬들의 폭발적인 성원을 얻었다.

 

이후 미타라이 시리즈와 《침대특급 ‘하야부사’ 1/60초의 벽》으로 인기를 얻은 미남 형사 요시키 다케시 시리즈를 발표, 다양한 스타일을 선보이며 명실상부한 일본 추리소설의 거장으로 인정받고 있다. 2008년 제12회 일본 미스터리 문학 대상을 수상하였다.

 

추리소설 이론가로서도 이름이 높은 시마다 소지는 《점성술 살인사건》을 시작으로 일본 추리소설계에 ‘신본격’이라고 불리는 새로운 흐름을 이끌어내며, ‘신본격파’ 후배 작가 발굴에 지대한 공헌을 하였다. 

 

m. 작가의 작품연보를 보니, 매년 한 두 편씩 꾸준히 써오고 있다. 대단하다. 

 

 

■ 스토리 라인

 

관광객으로 붐비는 도쿄의 상점가에서 부랑자 노인이 소비세 12엔을 요구하는 가게 여주인을 칼로 찔러 죽이는 사건이 발생한다. 치매에 걸린 걸인에 의한 충동살인임이 분명하지만 요시키 형사는 어쩐지 석연치가 않다. 유아유괴 살인사건의 범인으로 누명을 써 26년간 비참한 복역 생활을 했던 노인. 그를 기억하는 모든 이가 노인의 온화한 성품과 소설을 쓸 정도로 지적인 인물임을 증언한다. 한겨울 밤 열차 안. 밀실인 화장실에서 자살한 피에로의 시체가 눈 깜짝할 사이에 사라진 이야기. 하얀 거인에 의해 하늘로 날아오른 열차 등 괴기스러우면서도 환상적인 소설을 쓴 노인. 탐문 중 요시키 형사는 노인이 쓴 기묘한 소설이 실제로 일어난 일임을 알게 되고 곧이어 충격적인 진실과 조우하는데.....

 

1. 춤추는 피에로의 수수께끼 (단편) - 1957년(쇼와32년) 겨울.  홋카이도 철도 삿쇼선의 기괴한 이야기. 

2. 하모니카를 부는 노인 - 1989년 현실. 센소지에서 벌어진 느닷없는 살인사건. 침묵으로 일관하는 가해자. 
3. 목 매달린 사자(死者) (단편) - 더욱 기괴한 이야기. 
4. 미야기(宮城)로 - 살해범인 노인에 대한 사실 탐구. 단편들이 소설임을 알게 됨. 
5. 하얀 거인 (단편) - 환상적인 이야기. 수수께끼를 던져줌. 
6 .단독 수사
7. 피에로와 여자 (단편) - 이 한편으로 나메카와와 사쿠라이의 관계를 파악하게 함. 
8. 사라진 어릿광대 - 지금까지 흩어져있던 사건들이 한 줄기로 묶임. 
9. 두 열차, 다섯 사건의 퍼즐 - 서커스단장 구레시타를 만남. 단순했던 사건의 복잡한 이면이 드러남. 
10. 북의 현장으로 날아오다 
11. 밤벚꽃의 환상 - 사건 해결. 
12. 긴 여행의 끝에 - 사건에 숨겨졌던 진실을 여태영 앞에서 설명하며 모두 드러냄. 
13. 에필로그

 

 

■ 문장들

 

p488. 지금 요시키 앞에 있는 이 노인은 아득한 옛날, 일본인이 범한 죄의 응보로서 존재하고 있다. 그에 대해 일본인인 자신은 설사 경찰관이라 해도, 아니 경찰관이기 때문에 절대로 고압적인 말을 내뱉을 수 없다. 요시키는 마치 자신이 40년 저편의 일본인의 죄를 혼자 짊어진 것 같다는 기분이 들었다. 

 

pp507-508. 그것이 무엇인지 지금은 충분히 알 수 없지만 아마 쇼와라는 시대, 그리고 일본인이 과거에 저지른 죄 혹은 지금도 계속 범하고 있는 죄 또한 이 인종의 본질 같은 것이 아닐까. 경찰관인 자신에게 이것을 깨닫고 그리고 파악하라, 하늘이 그렇게 재촉하는 느낌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