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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자키 목련 빌라의 살인 / 와카타케 나나미

Double smile 2024. 11. 13. 23:05

 

하자키 목련 빌라의 살인 / 원서 : ヴィう.マグノリアの殺人(빌라 매그놀리아의 살인)
와카타케 나나미 若竹七海 저/서혜영 역 | 작가정신 | 2022년 02월 22일 | 

 

<하자키 목련 빌라의 살인>의 원제는 <빌라 마구노리아의 살인 ヴィう.マグノリアの殺人>. 와카타케 나나미의 하자키시 시리즈 葉崎市シリーズ의 첫번째 작품이다. 1999年6月 光文社 カッパ・ノベルス / 2002年9月 光文社文庫

 

1999년에 쓰여진 소설이라, DNA 수사법 같은 것은 적용되지 않는다. 이 당시에는 얼굴을 뭉개고, 지문을 없애면 시신의 신원을 알기 어려웠다. 소설의 설정으로 사용하기 좋다. 빌라 매그놀리아 3호에서 이런 모습으로 발견된 시신의 정체는 사건을 미궁으로 몰고가다 마지막에 밝혀진다. 

 

저자는 일상 미스터리의 여왕이라고 불린다. 하자키 시리즈는 코지 미스터리를 표방한다. 작가는 "작은 동네를 무대로 하여 누가 범인인지 수수께씨를 풀어나가는, 폭력 행위가 비교적 적고 뒷맛이 좋은 미스터리"라고 정의했다. 이 사건도 결국 비교적 선한 사람들이 크게 다치지 않고 마을을 잘 꾸려나가는 결말로 마무리 된다. 물론 애매한 외부인이 피해자가 되어 흔적도 없이 사라지는 것은 전혀 코지하지 않다. 

 

 

 등장인물과 스토리 라인

 

일요일 오전 10시. 해안가 한적한 주택지인 '하자키 매그놀리아 빌라' 3호에서 얼굴과 지문이 뭉개진 시신이 발견된다. 이 빌라를 소유했던 고다마 부동산의 사모님 레이코가 발견했다. 그년 손님에게 비어있던 매물을 보여주려고 왔다가 혼비백산 도망친다. 검시결과 사건은 4일전 수요일 밤, 태풍이 하자키시를 덮쳤을 때 벌어진 것으로 판단된다. 사체의 신원이 전혀 밝혀지지 않은 상태에서, 하자키 경찰서의 형사반장 고마지와 신참 히토쓰바시는 수사를 시작한다. 조사대상은 빌라 입주민들과 바로 위 저택에 살고 있는 유명 소설가 쓰노다 고다이.

 

1호에 살고있는 미시마 후유는 쌍둥이 딸 아야와 마야를 데리고 살고있는 엄마로 하자키 시청 공무원이다. 남편인 미시마 사다오는 3년전 집을 나가서 실종인 상태.  남편이 없는 상태라 항상 방어적이다. 마지막 장면에서 형사반장 고마지는후유를 추궁한다. 갑자기 나타난 남편을 우발적으로 살해하고 급한 김에 3호에 놓아둔 것이 아니냐고. 쌍둥이 딸들은 비어있던 3호를 드나들며 놀고 있었는데, 사건 해결에 여러 실마리를 제공한다. 후유는 알고보니 이 사건을 수사하는 신참 형사 히토쓰바시와 고등학교 동창이었다. 

 

2호 고다이 시로는 은퇴한 교장 선생님. 빌라의 대표처럼 굴어서 다른 사람들과 부딪히기도 했지만, 심장발작으로 입원중인 상태. 부인인 후지를 고향 고토섬에 제사지내라고 보냈다. 

 

3호는 오랫동안 빈 상태로 있었다. 다이빙 강사 부부가 살았는데, 오키나와로 이사간 이후 입주자를 못찾았다.

 

4호에는 학원 경영자 나카자토 다쿠야와 친구인 강사 이와사키 아키라가 살고 있다. 말수가 적은 다쿠야는 7호의 기토 노리코를 좋아하고 있다. 그리고 태풍이 불던 날, 산으로 올라가는 샛길에서 그녀를 괴롭히는 옛 남자친구 사사마를 때린다. 야비한 성격의 사사마는 그동안 노리코에게 계속 돈을 뜯어내고 있었다. 그리고 3호에서 발견된 시신과 외모가 비슷하다. 다쿠야가 그를 죽여서 3호에 숨겨놓았던 것일까? 형사 히토쓰바시는 다쿠야가 노리코를 보호하기 위해서라도 그렇게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추리한다. 차라리 시신을 묻어버리거나, 바다에 버려서 흔적을 없애버리지. 

 

5호 마쓰무라 켄은 패밀리 레스토랑 점장이다. 부인 마쓰무라 아케미는 마을의 트러블 메이커. 계속 미운짓을 하며 사람들의 험담을 전하는게 특기. 그러다 사체가 발견된 다음날 같은 방법으로 살해당한다. 살해당하기 직전에 옆집의 이와사키 아키라, 윗쪽 라인 9호의 이노 게이코와 크게 다투었다. 누가 그녀를 죽였을까?

 

6호 이리에 쇼코는 전문 번역가로 혼자 살고 있다. 예전 전공투 출신의 학생운동 투사였다. 위쪽 저택의 쓰노다 고다이와는 안면이 있다. 똑부러진 처세로 7,8호 거주자들의 신뢰를 받는 언니이다. 

 

7호의 기토 노리코는 엄마 도키코와 살면서 가족의 고서점 기토당을 운영하고 있다. 결혼을 재촉하는 엄마에 대한 반항심에 사사마를 사귀었다가 그의 아이를 임신하고 낙태한다. 이후 그를 떠났지만 사사마는 돌아와서 노리코를 협박하고 돈을 뜯어간다. 그녀가 우발적으로 사사마를 죽인 것일까?

 

8호 마키노 세리나는 하자키 해변의 작은 호텔 남해장의 매니저이다. 남편 미나미 하루타가 자살한 후, 시어머니 미나미 사유리의 호텔에서 일하고 있다. 최근 제과장으로 들어온 캐나다계 일본인 로버트 사와다와 사귀기 시작했다. 호텔 남해장은 부속 레스토랑인 황금수프정의 맛있는 음식으로 잘 알려져 있다. 

 

9호 이노 와타루는 하자키시에서 중고차 거래 회사를 운영하고 있다. 부인 게이코는 스튜어디스 출신으로 화려하게 외모를 꾸미고 돈을 펑펑쓰며 자신만을 위해 살아간다. 그런데 알고보니 스튜어디스로 일할 때 기장과 바람을 피워 항공기 사고를 내게하는 원인을 제공했다. 그 사실이 드러나 곤란해지자, 사람들의 눈을 피해 이곳에 살고 있는 것. 그런데 당시 일을 아는 사람으로부터 협박장이 날아온다. 더구나 남편 와타루까지 이 사실을 알게되고, 5호의 마쓰무라 아케미도 베란다 밑에서 이런 사실을 엿듣는다. 와타루는 사실 부인 게이코에 질려있는 상태였고, 고다마 부동산에서 일하는 하나오카 미즈에와 불륜관계를 맺기도 했다. 이들 부부에게는 소심한 아들 다케시가 있다. 

 

10호 도카치카와 레쓰는 혼자사는 노부인. 옆집 이노 와타루와 하나오카의 불륜을 제일 먼저 눈치챈 사람이다. 

 

위쪽 저택에 살고 있는 쓰노다 고다이는 유명한 하드보일드 소설 작가이다. 사건이 있던 날 그에게는 작가 지망생이 방문했다. 그가 누구인지 알 수 없지만, 쓰노다의 작중 인물인 동성애자 신도 카이라는 이름으로 호텔 남해장에 하루 머무르다 새벽에 떠났다. 쓰노다는 그를 만났다는 것을 경찰들에게 밝히지 않는다. 왜 그랬을까?

 

 

히토쓰바시 경사가 정리한 사건 메모

 

9월 29일(토)

: 3호에 청소 회사가 들어가다. 고다마 사장, 문 잠그는 걸 잊다.


10월 4일(수)

: 태풍. 오후 5시부터 다음 날 새벽까지 강풍. 

  오전 중, 다쿠야, 사사마를 때리다(본인의 증언 좀 더 늦은 시각이었을 가능성 있음)

  오후 4시경, 고다마 사장이 게이코 방문.

  오후 8시부터 오전 2시 사이에 살인.

  오후 9시경, 해안에서 빌라로 향하는 사람 그림자(?).

  오후 11시 지나서 '신도 카이' 남해장에 숙박. 다음 날 오전 7시 이전에 사라짐.


10월 7일(일)

: 오전 10시경, 3호에서 사체 발견(고다마 레이코에 의해)
  오전 10시 13분, 신고


10월 8일(월)

: 오전 11시경, 게이코와 아케미의 다툼.
  오전 1시 40분경, 아키라와 아케미의 다툼.
  오후 2시, 후유 모녀 귀가 쇼코와 생선 가게에서 마주치다.

  오후 3시 조금 전, 아케미가 남편 켄에게 전화.
  오후 3시 40분경, 아케미의 사체 발견(사망 추정 시각에 의하면 범행은 오후 1시부터 3시 사이.따라서 범행은 아케미가 남편에게 전화를 건 직후인 오후 3시로 여겨짐).

 

이 메모를 본 고마지 반장은 하나가 빠졌다고 지적한다. 

그것은 '사건발생 다음 날 2호의 시로 영감이 심장발작을 일으켜 구급차를 불렀다' 였다. 

이것은 우연히 발생한 일이지만, 사건의 향방에 큰 영향을 주는 요인의 하나가 된다. 

 

이 살인은 일종의 밀실 살인이다. 빌라 3호의 문은 앞뒤로 잠겨있었다. 열쇠는 3벌로 부동산에서 보관중이었다. 그렇다면 누가, 어떻게 살인을 하고 사체를 3호에 유기했을까?

 

 

■ 읽으면서

 

1. 등장인물이 너무 많다보니 이들의 캐릭터와 관계를 설명하는데, 너무 시간을 끈다. 살인은 처음에 등장하지만, 이에 대한 진지한 몰입은 p114쯤 되어서야 나온다. 앞 부분이 지루했다. 

 

2. p114에서 호텔 식당에 모두 모였던 주민들은 잠자리에 들면서 각자 고민을 시작한다. 여기서 흥미를 유발하는 요소들이 공개된다. 

 

3. 평범한 배경설명을 하는 것처럼 늘어놓으면 단서를 은근슬쩍 공개하기. 

 

4. 와카타케 나나미의 트레이드 마크인 역설적 유머들. 즐겁다. 

 

5. 사건의 실상은 완전 반칙. 막판에 형사반장 고마지가 공개하기까지 전혀 나타나지 않았던 중국인이 피해자라니... 더구나 로버트와 세리나 관계는 복선도 전혀 없었다. 돌연한 결말. 황당.

 

 

■ 하자키는 어디?

 

공간적인 배경 하자키시葉崎市는 어디일까?

가마쿠라나 후지사와시의 이웃도시로 언급된다. 그리고 역이 개통되면서 발달했다고 나온다. 

 

지가사키시茅ヶ崎市는 아닐까? 이곳은 1898년에 도쿄와 오사카를 연결하는 도카이도 본선의 지가시키 역이 개통하면서  개발되기 시작했다. 주로 도쿄와 요코하마를 위한 베드타운이고 메이지 시대 이래로 해변 휴양지로 유명했다. 관광과 여름 레저 활동은 지역 경제의 중요한 기반이다. 인구도 꽤 많다. 약 25만명.

 

위치를 추정한 글도 있다.  http://ityti.blog48.fc2.com/blog-entry-4815.html

 

"등장 인물 일람의 페이지 아래쪽에 「거절할 것도 없습니다만, 가나가와현에 하자키라고 하는 시는 없습니다. 에노시마 근처가 갑자기 융기해, 굉장히 긴 반도가 완성도 하지 않는 한, 앞으로도 존재하지 않을 것입니다. 무대의 위치 관계는 사건의 수수께끼와는 아무런 관계도 없습니다.(필자)」라는 기사가 있다. 

 

이 기사는 소설을 읽고나서 보았다. 책을 읽고 있을 때 하자키시의 모델은 가나가와현 하야마초葉山町에 틀림없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 「하자키시」에는, 하사키 마리나가 있고, 바다에는 암초로 이루어진 작은 섬이 있어, 바다가 보이는 하이킹 코스도 있는 것으로 되어 있다. 가나가와현 하야마초에도 이와 비슷한 것이 있다. 다만, 가나가와현 하야마초는 가마쿠라시의 남쪽의 즈시의, 그 또 남쪽에 위치하고 있다. 본서를 읽고 있으면 한가운데에 가마쿠라에서 후지사와로 가는 도중에 「하자키시」가 있는 것으로 되어 있기 때문에, 「이상하구나?」라고는 생각했다. "

 

 

결론은 역시 가상의 지명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완전히 가상은 아니다. 가마쿠라와 후지사와시 사이 해변에 삼각형 모양의 에노시마江の島라는 섬이 있다. 하자키시崎市는 지형적으로 하야마마치를 에노시마에 붙여서 끼워놓은 것이다. 여기에 지카사키를 가마쿠라와 후지사와 사이로 옮겨 도시적인 면모를 넣었다.이름은 하야마마치葉山町와 지카사키茅ヶ崎市에서 한 자씩 따온 것으로 보인다. 결국 지가사키+하야마마치+에노시마가 하자키시崎市가 된 것으로 보인다. 잠깐... 하자키는 한국식 발음으로 '엽기'.

 

이 책의 p129에는 하자키 중심부에 대한 얘기가 나온다. 여기는 지카사키역 부근의 번화가를 설명하는 내용과 같다. 소설 속의 하자키는 의과대학과 대학병원이 있는 큰 도시이다.